광고·수수료 혁신으로 쿠팡·네이버 도전…MAU 2480만 '슈퍼앱'의 반란

"은행에 가본 지 몇 년 됐다"는 MZ세대의 말처럼, 슬롯사이트 업(TOSS)는 이제 단순한 송금앱이 아니다. 금융을 넘어 쇼핑·광고·콘텐츠를 아우르는 '슈퍼앱'으로 진화 중인 슬롯사이트 업가 커머스 시장에서 파격적인 전략으로 쿠팡·네이버의 아성을 노린다. 특히 2800만 가입자의 결제 데이터를 활용한 '초개인화 쇼핑'과 판매자 친화적 수수료 정책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매일방문'과 ‘고양이 키우고 간식받기' 서비스의 대표적인 화면. 토스페이 탭 안에서 사용자의 탐색을 강화하고 체류시간을 늘렸다. (사진=토스피드)
‘매일방문'과 ‘고양이 키우고 간식받기' 서비스의 대표적인 화면. 슬롯사이트 업페이 탭 안에서 사용자의 탐색을 강화하고 체류시간을 늘렸다. (사진=슬롯사이트 업피드)

◇ "검색 아닌 탐색"…금융 데이터로 재탄생한 쇼핑

슬롯사이트 업쇼핑의 핵심 전략은 '탐색 중심의 쇼핑 경험'이다. 기존 이커머스가 검색이나 카테고리 리스트에 의존했다면, 슬롯사이트 업는 사용자의 결제 내역·소비 패턴을 분석해 실시간으로 홈 화면을 바꾼다. 예를 들어 평소 커피를 자주 구매하는 유저에게는 신제품 커피머신을, 육아용품 결제가 많은 사용자에게는 맞춤형 추천 상품을 노출하는 식이다.

이 같은 혁신이 가능한 배경에는 슬롯사이트 업의 금융 DNA가 있다. 2800만 명의 가입자가 매달 슬롯사이트 업페이로 결제한 데이터를 보유한 슬롯사이트 업는 "국내에서 소비자를 이만큼 정밀하게 이해하는 플랫폼은 없다"고 자신한다. 실제로 2023년 '슬롯사이트 업 공동구매'로 커머스 시장에 첫발을 내딛은 이후, 지난 1월 기준 월간 이용자 수(MAU)가 800만 명을 돌파하며 11번가(781만 명)·G마켓(543만 명)을 제쳤다.

◇ "광고로 수익, 수수료는 ZERO"…판매자 잡는 '딴지 전략'

슬롯사이트 업의 두 번째 무기는 '광고 중심 수익 모델'이다. 대형 플랫폼들이 판매 수수료와 광고비를 이중으로 징수하는 것과 달리, 슬롯사이트 업는 CPC(클릭당 과금) 광고로 유입된 구매에 대해 수수료를 전면 면제했다. 네이버의 경우 쇼핑검색광고 유입 거래에도 0.91~1.82%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과 대비된다.

슬롯사이트 업 관계자는 "판매자의 부담을 줄여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겠다"며 "이미 광고 매출만으로도 충분한 수익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슬롯사이트 업 애즈의 2023년 11월 광고 매출은 123억 원을 기록했으며, 연간 흑자 달성 후 정산 주기도 2일로 단축해 판매자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 "쿠팡·네이버 대체? 목적이 다르다"…그러나 '생태계'는 무섭다

물론 슬롯사이트 업가 쿠팡의 초고속 배송이나 네이버의 검색 트래픽을 당장 따라잡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슬롯사이트 업의 진짜 목표는 커머스 시장 점령이 아닌 '결제 데이터 확보'와 '페이 영향력 강화'에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슬롯사이트 업 앱 내에서는 슬롯사이트 업페이→슬롯사이트 업쇼핑→슬롯사이트 업 광고→금융상품 추천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이미 작동 중이다. 여기에 '고양이 키우기' 같은 게이미피케이션으로 사용자 체류 시간을 늘리는 전략도 결합했다. 앱에서 콘텐츠를 50초 볼 때마다 4원을 적립해주는 식의 미션이 대표적이다.

올해 슬롯사이트 업는 판매자 30만 명·상품 2억 개 확보를 목표로 대규모 채용에 나섰다. 특히 커머스·광고 분야 서버 개발자를 집중 영입 중이며, 1차 면접자 전원에 100만 원을 지급하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인재 확보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슬롯사이트 업의 커머스 도전은 단순한 영역 확장이 아니다. 금융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초개인화'와 판매자·소비자 양측을 잡는 '상생 구조'가 결합된 신개념 비즈니스 모델이다."라고 말했다.

2800만 명의 지갑을 지배한 슬롯사이트 업가 이제 쇼핑카트까지 장악할 수 있을지, 국내 커머스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검은 백조'가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슬롯사이트 업가 내놓는 혁신의 파장이 코로나 이후 최대 전환점을 맞은 이커머스 시장에 새로운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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