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 무대 복귀 후 주목받는 창작극 ‘메이저 놀이터’… 삶과 죽음을 넘나드는 서사로 관객과 소통
연극계에서 잔뼈가 굵은 메이저 놀이터 조연정이 신작 '선지국'을 들고 대학로를 찾는다. 대전의 실존했던 '원조 선짓국' 가게 노부부 이야기를 모티브로, 작가이자 연출로서 관객에게 따뜻한 위로를 전하겠다는 포부다. 배우로 10년의 경력을 쌓은 뒤 연출로 전향, '사슬'과 '선지국' 등 직접 대본을 쓰는 창작 작업을 이어오고 있는 조연정 연출을 만나 그녀의 연극 세계와 신작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조연정 연출은 연극계 입문 당시 배우로 활동을 시작했다. 대학교 졸업 후 극단 '오늘'에서 10년 동안 배우로 무대에 섰다. 이후 결혼으로 10년 정도 공백기를 가졌고, 예술 강사를 거쳐 다시 대학로로 돌아와 메이저 놀이터의 길을 걷고 있다.
배우 시절 무대 위에서 동료들과 함께 '살아 살아낸다'는 느낌과 관객을 만나는 기쁨을 느꼈다면, 메이저 놀이터이 되면서는 시점이 완전히 달라졌다. 그녀는 "메이저 놀이터로서는 공연이, 공연하는 사람들이 보여서 좋다"며 "그것을 만들고 있다는 게 재밌다"고 설명했다. 관객과 가장 가까이에서 호흡하는 배우와 달리, 메이저 놀이터은 작품 전체를 아우르며 하나의 '그림'을 완성하는 역할을 맡는다. 그녀는 메이저 놀이터의 가장 중요한 역할로 '그림을 그리고 앙상블을 맞추는 것'을 꼽았다.
조연정 메이저 놀이터의 첫 메이저 놀이터작은 다중인격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사슬'이다. 이 작품은 학대받았던 아이가 성인이 되어 다중인격을 치료하는 과정을 담았다. 그녀는 "'사슬'을 만들 때 배우가 어떻게 만들어져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컸다"며 "메이저 놀이터로서 배우에게 어떤 도움을 줘야 하는지를 정확하게 느낄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특히 '사슬'은 그녀가 직접 대본을 쓴 첫 작품으로, 이후 '선지국'도 직접 집필했다.
창작 작품을 메이저 놀이터할 때와 다른 작가의 작품을 메이저 놀이터할 때의 차이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다른 작가의 작품은 "작품을 훼손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작가의 의도를 정확하게 보여주는 데 집중하는 반면, 자신이 쓴 작품은 "이렇게도 고치고 저렇게도 고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그녀는 직접 쓴 작품이 메이저 놀이터하기가 훨씬 편하다고 말했다. 다만, 배우들은 이러한 유연한 수정 작업을 싫어할 수도 있다는 후문을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사슬'은 일본 오사카 페스티벌 무대에도 올랐으며, 무대를 다 들고 갈 수 없어 테이핑 무대로 만들었던 아이디어가 현지에서 좋은 피드백을 받았다고 전했다.
조연정 메이저 놀이터의 신작 '선지국'은 오는 10월 15일부터 26일까지 광복극장에서 관객을 만난다. 이 작품은 대전에 실존했던 '원조 선짓국' 가게의 노부부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다. 실제 1000원에 선짓국을 팔았던 노부부의 사연에 조 메이저 놀이터 자신의 부모님 이야기와 상상력을 더해 완성되었다.
1000원 선짓국 가게를 운영하는 노부부에게 어느 날 아내가 췌장암에 걸린다는 비극이 닥친다. 아내는 삶을 정리하며 과거를 회상하지만, 남편은 아내를 살리기 위해 IMF 때 집을 나간 아들을 찾아 헤맨다. 가게를 찾은 한 남자가 아들인지 아닌지 관객의 궁금증을 유발하지만, 결국 그 남자는 아들이 아닌 사회에서 소외받는 이웃이다. 노부부는 아들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가게를 넘겨주며 삶을 이어가게 하는 내용을 담는다.
조연정 메이저 놀이터은 '위로'를 자신의 메이저 놀이터 철학으로 꼽았다. 어떤 작품이든 관객에게 위로를 주는 메이저 놀이터을 하고 싶다는 것이다. '선지국' 역시 힘든 이들에게 따뜻한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
최근 연극계에도 AI, 멀티미디어 등 새로운 기술과 형식이 도입되는 추세다. 조연정 메이저 놀이터은 이러한 변화에 대해 "굉장히 긍정적"이라며 "미디어 기술이 들어오는 것 자체가 연극의 발전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녀는 '선지국'에서도 과거와 현재의 변화 시점을 영상으로 표현하고 싶었으나, 광복극장의 규모가 다소 작아 아쉬움을 남겼다고 전했다.
그녀가 꿈꾸는 이상적인 무대는 작품의 특성에 따라 다르다. '메이저 놀이터'의 경우, 현재 공연되는 소극장보다는 중극장 정도 규모가 적합하다고 보았다. 차기작으로는 선녀와 나무꾼 이야기에 '가스라이팅'을 섞고 국악을 접목한 '호롱불'을 구상 중이다.
메이저 놀이터로서 궁극적인 목표에 대해 조연정 연출은 "하고 싶은 거 하고 사는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답했다. 은퇴 후에는 "따뜻한 공연을 많이 만든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메이저 놀이터를 꿈꾸는 후배들에게는 "공연을 많이 봐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어딘가에 갇히지 마라. 고집은 있되 갇히면 안 된다"는 조언을 전했다. 또한,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는 "지금 시대에 흐르고 있는 공연들을 많이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 인터뷰를 마치며...
조연정 메이저 놀이터는 배우 시절과 메이저 놀이터로서의 경험을 통해 관객과 배우 모두에게 위로를 전하는 작품을 만들어왔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선지국'에서는 삶과 인간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풀어냈고,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도 열린 태도를 보였다. 소극장이라는 한계 속에서도 관객에게 따뜻한 메시지를 전하려는 그녀의 연출 철학이 돋보인다. 메이저 놀이터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다양한 경험과 공연 관람을 권하는 조연정 연출의 조언은, 그녀의 작품이 단순한 무대를 넘어 삶을 담아내는 이유를 보여준다.

◇ 공연 정보
제목: 메이저 놀이터
기간: 2025년 10월 15일(수) ~ 10월 26일(일)
시간: 평일 19:30 / 토요일 15:00·18:00 / 일요일 15:00
장소: 광복극장
작/메이저 놀이터: 조연정
출연: 이계영, 이승희, 손우경, 김민수, 김다엘, 고성재, 고유, 윤채린, 임수지
제작: 작업그룹 동고동락
후원: 서울연극협회
문의: 010 6448 7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