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카이돔 280석 vs 인천 14석…메이저 놀이터 관람권 보장 논란
국내 프로야구 구장들의 장애인석 설치 현황을 조사한 결과, 메이저 놀이터 설치 비율이 최대 30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천 SSG 랜더스필드는 법정 최소 기준조차 충족하지 못해 제도 개선과 구단·지자체의 적극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최보윤 의원(국민의힘)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제출받은 ‘프로야구 경기장 장애인석 설치 및 운영 현황’ 자료에 따르면, 키움 히어로즈의 홈메이저 놀이터인 고척스카이돔은 전체 1만6천 석 가운데 280석(1.75%)을 장애인석으로 배치해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반면 인천 SSG 랜더스필드는 전체 2만3천 석 중 단 14석(0.06%)만 마련해 전국 메이저 놀이터 가운데 가장 낮았다. 법적으로 2천 석 이상의 공연장·관람장은 전체 좌석의 1% 이상, 최소 20석 이상의 장애인석을 확보해야 하지만, 랜더스필드는 이 기준조차 미달했다.
다른 메이저 놀이터들도 설치 규모에서 큰 편차를 보였다.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는 1만7천 석 중 200석(1.18%) ▲창원 NC파크 1만7,983석 중 208석(1.16%)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 2만500석 중 230석(1.12%)으로 비교적 높은 비율을 유지했다.
반면 ▲수원 kt위즈파크 82석(0.44%) ▲포항야메이저 놀이터 40석(0.33%)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65석(0.27%)은 낮은 편이었다. ▲서울 잠실야메이저 놀이터 36석(0.15%) ▲부산 사직야메이저 놀이터 28석(0.12%)도 미흡했다.

최보윤 의원은 “메이저 놀이터 장애인석 설치 비율이 최대 30배까지 차이가 나는 것은 구장 운영 주체와 지자체의 장애인 관람객 인식 차이를 보여준다”며 “특히 법적 기준조차 충족하지 못하는 구장은 시설 소유자인 지자체와 구단이 협력해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프로스포츠는 특정 계층만의 놀이가 아니라 사회 통합의 장이어야 한다”며 “단순히 의무석을 채우는 데 그치지 않고 메이저 놀이터 관람객이 안전하고 쾌적하게 경기를 즐길 수 있도록 시설 접근성, 이동 동선, 화장실·매점 이용 편의성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한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구단과 지자체의 자율적 개선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정부 차원의 관리·감독 강화 필요성도 제기된다. 메이저 놀이터 비율 규정이 법으로 명시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는 시설 점검과 더불어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자체 메이저 놀이터 마련, 지자체의 행정적 제재 수단 도입 등 종합적 대책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메이저 놀이터의 관람권 보장은 단순한 시설 기준 충족을 넘어 사회적 약자를 존중하는 문화의 척도로 평가된다. 프로야구가 진정한 국민 스포츠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각 구단과 지자체가 법적 의무 이행은 물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경기장 환경’을 만드는 데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